가몽

2013/11/10

망각 곡선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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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교육열이 매우 높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자들 중에는 에빙 하우스의  망각 곡선이 사회적으로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인 것 같다.-

100 여년 전에 주장된 이 가설의 내용은 간단하다. 우리의 기억은 시간에 대해 기하급수적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복습을 하지 않는다면, 3일 이후에는 거의 모든 것을 잊는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이 왜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암기가 위주인 과제에 대해서는 사실 학습한다는 것은 잊지 않기 위해서 적절하게 복습을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우리의 기억 구조는 무엇인가를 기억한 그 순간부터 망각을 시작한다. ‘돌아서면 잊는다’-라는 표현이 있듯이 망각은 시시각각 무서운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이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것이 복습인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영어 단어 100개를 공부한다고 해 보자. 첫 단어를 공부할 때 시간이 10시 0분이었다고 하면, 10 번째 단어를 공부할 때의 시각은? 또, 20 번째 단어를 공부할 때의 시각은? …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10 번째 단어를 공부할 때쯤이면 이미 첫 번째나 두 번째 단어의 망각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100 번째 단어를 공부할 때라면 아마도 앞의 90 개 단어의 망각은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망각은 기하급수적으로 심해진다.)

즉 우리는 새로운 것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복습도 해야 한다(망각 곡선 이론에 따르면 시간에 대해 기하급수적으로 망각이 일어나니까)

좀 더 현실적은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망각 곡선 이론에 따라서 100 개의 단어 학습 계획을 세우기로 결심했다고 하자. 한 단어에 대한 복습 계획을 세우는 데 5분 걸린다면 100 개 단어에 대한 복습 계획은 500 분 걸린다. 학습 시간이 아니라 계획에만 소비되는 시간이 대략 10 시간이 걸린다.

역설적이지만, 망각 곡선은 에빙 하우스 실험과 가장 유사한 과제, 즉 단어 외우기에서 조차도 복습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그럼 이 망각 곡선 가설은 쓸 모 없는 것인가? 아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인간의 한 단면을 설명하는 가설이다. 이 가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가설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것을 활용하는 우리들의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이다.

이런 종류의 복습 계획을 컴퓨터로 세운다면 어떨까? 계산 도사인 컴퓨터는 100개 단어에 대한 복습 계획을 세우는 데 1 초도 안 걸린다.

학교에서는 진도라는 것이 있다. 학교 시스템은 복습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일직선으로 학습 과제를 나열한다. 단 한 번 언급하고 지나는 교육 방식이 우리의 머리 속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망각 곡선이 암암리에 주장하는 것은 이 방식으로는 인간이 결코 지식을 형성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좀 더 심하게 말해서 현재 우리 나라의 학교라는 시스템은 결코 지식을 축적할 수 없는 수업 구조를 가졌다는 결론이다. 놀랍지 않은가?

인간의 지식은 정교한 복습의 시행에 의해 확고하게 된다. 하지만, 학교는 그런 것을 결코 시도해 본 적이 없다. 아직도 2000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는 교실에서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학교는 성적을 메기고, 학생들을 들볶는다. 정작 자신은 학생들의 지식 형성을 위해 중요한 핵심을 해주지 않으면서, 모든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긴다.

대부분 성적이 나쁜 학생들은 모든 것을 머리가 나쁜 탓 혹은 선생님이 못 가르친 탓을 한다. 그러나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시스템이다. 나쁜 것은 선생님도 아니고 나쁜 머리를 가진 탓도 아니다. 인간성에 반하는 학교 시스템이 모든 악의 근원이다.

학교처럼 일직선으로 질주하는 시스템에서는 지식이 형성될 수 없다. 가몽의 코스웨어는 지식의 형성 과정에 대해 나선형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복습을 중요한 요소로 간주한다. 하지만 컴퓨터 덕분에 인간은 복잡한 계산에서 해방될 수 잇다. 이 것이 컴퓨터를 가진 현대에 사는 행복이다. 이 부분 만큼은 아리스토텔레스도 분명 부러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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